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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FOR YOU(vol.10) - 보이지 않는 신호를 '연구'로 바꾸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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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PLUS.4 R&E 최우수상 수상팀 수기: 지구과학

보이지 않는 신호를 '연구'로 바꾸는 시간
「우리은하의 중성수소선 분석을 위한 간이 전파망원경 제작에 관한 연구」

충북과학고등학교

I. 지도교사 수기

지도교사: 안영균(충북과학고등학교)

1. 시작하는 말

천문학을 좋아하는 학생들은 대개 '본다'는 행위에서 출발한다. 망원경으로 별빛을 모으고, 사진 한 장에서 우주의 흔적을 읽어내며, 스펙트럼 한 줄에서 물리량을 추론한다. 이러한 경험은 천문학에 대한 흥미를 키우는 데 매우 효과적이지만, 동시에 학생들의 인식이 '가시적인 정보'에 머무르게 만드는 한계도 지닌다. 연구를 지도하며 자주 확인하게 되는 사실이 있다. 우주는 반드시 '빛'으로만 이해되는 대상은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우리은하처럼 성간먼지가 짙게 분포한 영역에서는, 눈에 보이는 빛이 오히려 중요한 정보를 가리기도 한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워 온 은하의 구조와 운동에 대한 설명 역시, 실제로는 전파와 같은 보이지 않는 신호를 통해 더 정확히 밝혀져 왔다. 전파천문학은 이와 같은 한계를 넘어, 인간의 감각으로는 직접 체감하기 어려운 '보이지 않는 신호'를 통해 우주의 구조를 다시 그리게 한다.

이번 R&E는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되었다. 천문학에 깊은 관심을 가진 충북과학고 2학년 두 학생은 "우리은하의 나선 구조를 실제 관측으로 확인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에 그치지 않고, 곧 "고등학생도 21cm 중성수소선을 직접 수신할 수 있을까?"라는 보다 구체적인 도전으로 이어졌다. 관측 장비를 준비하는 단계부터 데이터를 해석하고 한계를 정리하는 과정까지, 우리가 흔히 '연구'라고 부르는 전 과정을 학생 스스로 설계하고 경험하게 하고 싶었다. 지도교사인 나는 답을 제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이 과학적 탐구로 이어지도록 구조를 함께 고민하는 동행자로 이 연구에 참여하였다.

그림1 우리은하 은경 180도 부근 1-point 관측
그림2 은경별 중성수소선 시선속도 분석

2. 우리은하의 중성수소선 분석을 위한 간이 전파망원경 제작

가. 주제 선정과 연구 목표 설정

학생들이 연구 주제로 중성수소 21cm선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이 파장은 성간먼지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우리은하 원반 전역의 가스 분포와 운동을 추적할 수 있고, 도플러 효과를 통해 시선속도까지 추정할 수 있다. 은하의 회전 곡선과 나선팔 구조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관측 수단이다. 교과서에서는 몇 줄로 정리되어 있는 개념이지만, 학생들은 이 이론을 실제 관측으로 확인해 보고자 했다.

연구 목표는 두 갈래로 정리되었다. 첫째, 학생이 직접 제작한 간이 전파망원경(혼 안테나)과 상용 파라볼라 안테나를 활용해 관측 성능을 비교·검토하는 것, 둘째, 1420MHz 부근에서 관측된 스펙트럼을 통해 중성수소선 탐지 가능성을 확인하고, 나아가 우리은하의 회전과 나선팔 구조를 단순 모델링의 수준에서라도 접근해 보는 것이었다. 이 단계에서 나는 학생들에게 "연구 목표는 크되, 결론은 반드시 정직해야 한다"는 기준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무엇을 확인했고, 무엇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는지까지 설명할 수 있어야 연구가 완성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었다. 이 원칙은 이후 연구 전반에서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했다.

그림3 1차 간이 전파망원경
(금속 혼 전파망원경)
그림4 2차 간이 전파망원경
(파라볼라 안테나)
그림5 3차 간이 전파망원경
(TTRT)

나. '만드는 연구'에서 시작된 시행착오

연구는 간이 전파망원경 제작부터 시작되었다. 학생들은 알루미늄 판과 구리 테이프를 활용해 혼 안테나를 직접 제작하고, 거치대를 결합해 방향을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이 과정은 단순한 조립 활동이 아니라, 안테나 구조와 지향성, 빔폭이라는 개념을 실제 물체와 연결해 이해하는 경험이었다. 설계와 제작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왜 이런 형태가 필요한가", "조금만 구조를 바꾸면 어떤 차이가 생길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동시에 상용 파라볼라 안테나를 활용한 관측을 병행함으로써, '관측이 가능한지'부터 먼저 확인하는 전략도 세웠다. 이는 연구의 성공 여부를 떠나, 연구 방향이 현실적으로 타당한지 점검하는 중요한 단계였다. 그러나 관측을 시작하자마자 학생들은 예상보다 큰 장벽에 부딪혔다. 스펙트럼에는 전 주파수 대역에 걸쳐 다양한 잡음이 존재했고, 일부 구간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피크가 관측되었지만, 그것이 곧바로 중성수소선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었다. 이때 연구의 초점은 '신호를 찾는 것'에서 '신호를 판단하는 기준을 세우는 것'으로 이동했다. 학생들은 스스로 질문하기 시작했다.

"이 피크는 천체의 신호일까, 아니면 환경의 잡음일까?"

"조건이 조금만 달라져도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재현성이 없는 결과를 우리는 어디까지 해석할 수 있을까?"

지도교사로서 나는 이 질문들에 곧바로 답을 하지 않았다. 대신, 연구자가 실제로 마주하는 판단의 순간을 학생들이 직접 경험하게 하고 싶었다. '확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기록하는 것이 실패가 아니라, 오히려 연구의 신뢰도를 지키는 선택이라는 점을 함께 고민하였다. 이 과정은 학생들에게 연구 결과보다 연구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한 결정적인 계기였다.

그림6 TTRT를 이용한 현장 관측과 데이터 수집

다. 절차의 중요성을 깨닫다: 온–오프 관측의 도입

연구가 한 단계 도약한 계기는 전문가 피드백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피드백의 핵심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혼 안테나와 파라볼라 안테나의 장점을 목적에 따라 분리해 활용하라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실제 전파망원경에서 사용하는 온–오프(ON-OFF) 관측 절차를 적용해 잡음을 제거하라는 조언이었다.

이 조언은 학생들의 사고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더 좋은 장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더 정교한 관측 절차가 필요하다'는 인식으로 전환된 것이다. 학생들은 관측 데이터보다 관측 설계가 연구의 핵심임을 점차 이해하게 되었다. 이후 연구는 장비 자체보다 절차와 조건을 명확히 정리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고, 이는 데이터 해석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림7 한국천문연구원 전문가 자문 온라인 회의
그림8 과천과학관 전파망원경

이 시점부터 두 학생의 역할 분담도 더욱 뚜렷해졌다. 한 학생은 혼 안테나 제작과 하드웨어 구성의 타당성을 선행연구를 통해 검증하고, 안테나 구조 차이에 따른 지향성과 이득 특성을 정리하며 비교 관측의 틀을 세웠다. 다른 학생은 해외 사례와 자료를 조사해 21cm 관측 조건과 신호 처리 방법을 구조화하고, 기상과 시간대 변화가 신호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보정·필터링 방향을 구체화했다. 서로 다른 역할이었지만, 두 학생은 하나의 연구 목표를 향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교환하며 연구를 진전시켰다.

라. 기준을 세우는 연구: 원격 전파망원경 관측

학교 환경에서의 관측은 전파간섭, 시간과 기상조건, 일정조율 등 다양한 제약을 받는다. 학생들은 이러한 제약을 단순한 한계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까?"라는 질문으로 나아갔다. 이 질문은 연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고, 그 결과 선택한 방법이 국립과천과학관 전파망원경의 원격 관측이었다.

원격 관측 과정에서 학생들은 먼저 배경 전파를 확보한 뒤, 은하 중심과 나선팔 부근을 대표할 수 있는 여러 방향을 선정해 관측을 수행했다. Deneb, M11, NGC 6553, NGC 869 등 서로 다른 은경 방향의 대상들을 선택하고, 각 지점에서 나타나는 스펙트럼 피크를 도플러 편이의 관점에서 해석해 보았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이론으로 알고 있던 개념이 실제 데이터 해석에서는 얼마나 많은 조건과 가정을 필요로 하는지 몸소 느끼게 되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학생들이 섣불리 결론을 내리기보다 해석의 조건과 한계를 먼저 정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관측 방향, 적분 시간, 잡음 제거 절차, 반복 관측의 필요성을 스스로 문장으로 정리하는 모습에서 연구자로서의 사고가 점차 형성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9 전파망원경 원격(좌), TTRT(우) 1-point 관측 결과 비교

이 시점부터 두 학생의 역할 분담도 더욱 뚜렷해졌다. 한 학생은 혼 안테나 제작과 하드웨어 구성의 타당성을 선행연구를 통해 검증하고, 안테나 구조 차이에 따른 지향성과 이득 특성을 정리하며 비교 관측의 틀을 세웠다. 다른 학생은 해외 사례와 자료를 조사해 21cm 관측 조건과 신호 처리 방법을 구조화하고, 기상과 시간대 변화가 신호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보정·필터링 방향을 구체화했다. 서로 다른 역할이었지만, 두 학생은 하나의 연구 목표를 향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교환하며 연구를 진전시켰다.

3. 맺는말

이번 연구에서 가장 큰 성과는 특정 신호를 '확정했다'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학생들이 "왜 아직 확정할 수 없는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 있다. 장비를 제작하고, 관측 환경의 제약을 분석하고, 표준 절차를 도입하며, 기준 데이터를 확보하는 일련의 과정은 학생들을 한 단계 더 성숙한 연구자로 성장시켰다. 이는 단기간의 성과로는 측정하기 어려운, R&E만의 교육적 가치라 할 수 있다.

지도교사로서 나 역시 많은 것을 배웠다. 설명을 줄이고, 질문을 남기며, 때로는 "아직 모른다"는 말을 함께 기록해야 했다. 그 시간 속에서 R&E는 학생과 교사가 함께 연구자의 시선을 배워 가는 과정임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장관상이라는 결과도 값지지만, 학생들이 이제 전파천문학을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연구 경험'으로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무엇보다 의미 있게 다가온다. 보이지 않는 신호를 관측하고, 그 신호를 해석 가능한 데이터로 바꾸며, 데이터의 한계를 정직하게 기록하는 경험. 이 1년의 동행은 학생들에게도, 지도교사에게도 오래 기억에 남을 연구의 시간이자, 다음 연구로 이어질 소중한 출발점이었다.

그림10 2025. 과학영재 창의연구(R&E) 최종 발표

II. 학생 수기

김지훈, 김태웅(충북과학고등학교)

1. 이야기를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저희는 ‘우리 은하의 중성수소선 분석을 위한 간이 전파망원경 제작에 관한 연구’를 1년간 진행한 충북과학고등학교 2학년 김지훈, 김태웅입니다. 이렇게 웹진을 통하여 저희의 탐구에 대한 이야기와 열정을 전할 수 있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읽어보시며 저희가 어떤식으로 R&E를 진행했는지, 연구 내용과 느낀점들이 무엇이었는지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 연구 주제 선정 과정

저희 둘은 ‘천문’이라는 공통적인 관심사가 있어 지구과학 R&E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천문’하면 떠오르는 것은 천체관측일 것입니다. 물론 저희도 관측을 정말 좋아합니다. DSLR을 이용해서 별의 일주사진을 찍기도 하고 스텔리나라는 스마트 천체망원경을 통해 어두운 천체들(성운이나 성단)을 찍기도 합니다. 이러한 광학 관측을 경험하다 보니 몇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관측을 밤에만 할 수 있다는 점과 날씨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어느날 창 밖을 바라보면서 ‘관측을 맨날 하고 싶은데 날씨랑 시간이 문제네...’하는 생각에 잠겨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문득 학교에서 배웠던 전파망원경에 관해 떠올랐으며 ‘전파망원경이라면 밤낮 가리지 않고, 하늘에 구름이 껴있더라도 관측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답으로 이어졌습니다. 이후 전파망원경을 제작하고 관측도 해보고 성능 또한 검증 해보는 탐구를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저희와 비슷하게 관측을 매일 하고 싶어하거나 학교에서 배운 전파망원경을 직접 다뤄보고 싶어하는 학생이 많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최대한 저비용에 키트 형태로 만들어서 보급할 수 있게끔 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전파망원경을 활용하여 우리은하의 나선팔 구조를 규명했다는 내용을, 지구과학 교과에서 배웠던 것이 생각나 이를 탐구 주제로 정하였습니다. 지구과학2 교과에는 21cm 수소선을 이용하여 은하의 나선팔 구조를 알아낸 과정이 담겨있습니다. 저희도 이 과정을 수행해보며 책 속에 담긴 자료를 우리가 구현해볼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해결해보고자 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시된 키워드는 ‘접근성’이었습니다. 전파망원경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을뿐더러, 사용하기는 더더욱 어렵습니다. 대신 저희는 간이 전파망원경을 제작하여 신뢰도 있는 관측 결과를 얻을 수 있는가에 집중하였습니다. 신뢰도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면, 이 장비를 통해 일반 교육환경에서도 충분히 실험해보며, 책의 내용을 학생이 직접 관측해보고 경험해보며, 더 나아가 아마추어 천문학자들도 충분히 사용가능한 장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3. 선행연구 분석

먼저 저희는 여러 국내, 해외 논문을 찾아보며 중성수소선에 대한 배경지식을 쌓아갔습니다. 기존의 중성수소선 관측 방식부터, 우리 은하에 특정된 중성수소선 관측 결과, 나선팔 모델링에 대한 구조와 방법 등에 대하여 여러 주제에 대한 논문을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찾아볼 자료는 논문 뿐이 아니었습니다. 해외 많은 아마추어 천문학자들이 제작한 간이 전파망원경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해, 유튜브와 여러 소셜 뉴스 웹사이트 등을 조사하였습니다. 전파망원경의 형태, 제작 방법과 자료수집 방법 등에 대한 실질적인 탐구 진행 방향과 조언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4. 실험 과정 & 결과

본 연구에서 진행된 연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연구1. 관측용 혼 안테나 제작
  • 연구2. 파라볼라 안테나를 통한 관측 시도
  • 연구3. 원격 관측을 통한 신뢰도 높은 데이터 확보
  • 연구4. TTRT를 통한 관측
그림1 파라볼라 안테나

먼저 '연구1'에서는 이후 탐구에서 계속 사용될 전파망원경을 직접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먼저 연구의 취지는 자체 제작한 전파망원경의 성능을 분석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전파망원경을 만드는 것은 꼭 필요한 연구였습니다. 전파망원경의 초기 모습에서도 사용된 혼 안테나를 설계하였고 제작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알루미늄 철판을 직접 자르고 구리 테이프로 이어 붙였습니다. 또한 임시적인 가대를 설계하고 제작하여 안테나 부분은 완성하였습니다.

제작한 안테나에서 전파를 수신받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에 동축 케이블을 연결해야 했습니다. 알루미늄 철판을 뚫을만한 장비가 준비 되어있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드웨어의 대부분(안테나)이 완성된 상태였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또한 제작하고 완성한다면 알루미늄 철판을 뚫는 기계를 구매하려 하였습니다. 구멍을 뚫은 이후 케이블을 연결하여 망원경을 완성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라즈베리 파이를 이용하여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려 여러 시도를 해봤지만 결국 실패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연구1'에서 겪었던 ‘소프트웨어 자체 제작에 관한 것은 미뤄두고 학생 수준에서, 일반인의 수준에서 관측이라도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관측에 이용 중이던 SDR dongle을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찾았고 이를 통해 관측을 시도해 볼 수 있었습니다.

'연구2'에서는 '연구1'에서의 실패를 경험으로 관측 자체에 초점을 바꾸었습니다. SDR dongle을 사용할 수 있는 SDR#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관측을 진행하였습니다. 관측에서는 학교에 있는 파라볼라 안테나를 이용했습니다. SDR# 이라는 프로그램은 노트북에서 SDR dongle을 연결하고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전파를 수신받을 수 있는 구조라서 접근성은 매우 좋은 편이었습니다. 파라볼라 안테나와 노트북을 연결할 동축 케이블을 구매하고 실제로 연결한 이후 학교 옥상에 올라가서 관측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림2 파라볼라 안테나를 통한 첫 관측

첫 관측에서 중성수소선 주파수 근처의 피크를 확인하였습니다.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았지만 도플러 효과에 의해서 주파수가 변한 것으로 판단하고 관측에 성공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몇 차례 관측한 이후에서 일정한 주파수에서 관측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실제 중성수소 전파가 아닐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전문가의 판단하에 결론을 내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연구원 분의 자문을 구했고 실제로 안테나 자체의 노이즈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셨습니다. 따라서 한 번 더 연구의 실패를 겪었고 또 다시 다른 방식을 찾으려 하였습니다. 또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앞서서 연구 자체의 최종 목표였던 간이 전파망원경의 성능 검증을 하기위한 신뢰도 높은 데이터가 필요했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우선 방향을 틀어 다른 연구과제를 먼저 수행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연구3'에서는 최종적인 연구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 신뢰도 높은 데이터를 확보해야 했습니다. 과천 과학관의 전파망원경을 이용한 원격 관측 과정을 통해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던 시절에 저의 또래라면 누구나 사용했을 zoom을 이용해서 화상회의를 하였습니다. 저희가 직접 저희의 노트북을 이용해서 원격으로 전파망원경을 조종을 하였습니다. 정말 황홀한 기분이었습니다. 원격 관측은 2일 동안 진행하였습니다. 또 데이터는 과천과학관 전파망원경에서 전부 처리된 이후로 나오기 때문에 저희가 따로 손댈 필요는 없었습니다. 얻어진 데이터의 해석은 중성수소 기준 파장에서 다른 어느 정도 편이가 일어났는지로 판단하였습니다. 실제로 수치적인 분석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며 정성적으로 어떤 편이가 일어나는지 정도로 확인했습니다. 또한 관측 대상은 우리 은하이기 때문에 우리 은하 면 부근에 위치한 천체 방향으로 설정했습니다.

그림3 관측한 우리은하면
그림4 줌으로 원격관측 하는 모습

다행히 처음으로 연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아주 기뻤습니다. 저희 연구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느낌이었습니다. 간이 전파망원경의 성능을 검증할 자료는 준비 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간이망원경을 통한 전파 관측만 수행하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연구3'이 아니었다면 진즉에 그만두려 했습니다. 연구의 가능성이 잘 보이지는 않았기 때문이죠. 그러나 또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고 연구는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연구4(TTRT)'
그렇지만 '연구3'까지는 결국 직접 제작한 전파망원경을 통하여 실질적인 관측 결과를 내지 못하였습니다.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였고, 남은건 직접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제가 남았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철판을 재단하거나, 파라볼라 안테나를 사용하는 방법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전파망원경 제작방법에 대해서 최대한 찾아보았습니다. 찾던중 철제 깡통을 이용하여 전파를 수집하는 전파망원경을 찾게 되었고, SKAO사에서는 이 형태를 TTRT(Table-Top Radio Telescope)라고 칭하는 것을 확인하였고, 저희도 TTRT 제작에 도전하였습니다. 제작과정에서는 연구원분의 도움을 받아, 안경케이스 내부에 SDR, LNA, RF Amplifier 등을 두고, 은박지로 차폐하는 등의 외부 간섭을 베재하려는 등의 노력을 통해 제작해보았습니다.

5. 실험 결론

저희 연구 1에서 4의 내용 중 결론에 가장 효과적으로 영향을 미친것은 연구 3,4 입니다. 실제 전파망원경 원격 관측 데이터와 간이망원경을 통한 데이터를 비교해 봤습니다.

그림5 원격 관측을 통한 데이터
그림6 간이 전파망원경을 통한 데이터

실제 원격 관측 데이터와 간이전파망원경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비교하기 위해서 우리은하 같은 방향을 관측했습니다. 둘 다 각각 중성수소선 기준 파장인 1.4204GHz 와 1420.4MHz를 기준으로 분석하였습니다. 원격 관측을 통한 데이터와 간이 망원경을 통한 데이터 모두에서 비슷한 경향의 청색편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원격 관측을 통한 데이터에서 피크가 더 많이 관측된 것은 더 크고 성능이 좋은 망원경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간이 망원경 보다 분해능이 좋아서 라고 생각했습니다. 간이 망원경이 성능적인 부분이 실제 전파망원경보다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여 판단해 보자면 TTRT 간이 망원경도 실제 은하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중성수소의 편이를 판단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은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6. 시행착오

처음 설계한 연구 과정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러나 계획한 대로 모든 연구가 성공한다면 누구든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 번의 실패와 성공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연구이다 보니 저희가 마주한 실패들은 꽤 많았습니다.

그중 하나는 분명 같은 하드웨어에 같은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탐구하더라도, 노트북에 따라 탐구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가장 막막했습니다. 도저히 해결 방법도 원인도 모르는 문제가 발생하면,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데, 이를 차분히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가 조금 더 침착해지고, 그 상황을 잘 헤쳐 나갈 수 있게 되는 능력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예시로는 연구과제의 실현에 대한 막연함으로 연구 진행이 빠르게 되지 않았던 부분이 있습니다. 연구의 큰 틀만 정해졌을 뿐 세부 내용을 계획하지 못했던 터라 처음 설정한 주제와 연구를 최종적으로 마쳤을 때의 주제의 방향성이 사뭇 다릅니다. 팀원들과 지도교사 그리고 자문해 주신 연구원님과의 토의를 통해 그러한 막연함을 줄이고 연구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하였던 것 같습니다.

7. 발표대회를 준비하며

그림7 중간 성과 공유회 모습

저희는 탐구를 수행하면서 위와 같이 몇 가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이를 극복해내며 하나씩 도전과제들을 해결 해내는 과정을, 발표에서 어떻게 잘 드러나게 전달할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나름 1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노력을 기울여 한 탐구라 그런지, 모든 내용을 정리해서 발표한다고 생각하니까 매우 막막하였습니다. 더하여 이 내용을 5분이라는 발표 시간 내에 모두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연습 때는 말도 꼬이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혼자서 헷갈리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팀원과 같이 호흡을 맞추어 보고, 정리하며 정리하다 보니 시간에 맞추어 안정적으로 발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제 발표장에서도 연습대로 잘 해내었고, 심사위원님들의 질문들도 따스한 조언들로 느껴졌습니다. 이를 반영하여 탐구의 개선 방향을 정리할 수 있었고, 저희의 탐구가 더욱 또렷하게 마무리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느낀점

충북과학고등학교 김지훈 R&E 발표대회 출전을 통해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다양한 과학고·영재고 학생들의 주제 선정 방식과 탐구 과정을 직접 접할 수 있어 뜻깊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서로의 발표를 조금이나마 엿보며 각자가 어떤 문제의식에서 출발했고, 이를 어떻게 확장해 나갔는지를 비교해 볼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제 스스로의 연구 태도와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지구과학 분야뿐만 아니라 공학 분야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대회장에서 공학 관련 포스터 발표들을 보며 학생들의 탐구 수준과 문제 해결 접근 방식이 매우 인상 깊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실제 현상과 이론을 연결하려는 시도와 실험 설계의 완성도를 보며 우리나라 학생들의 연구 역량이 생각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자극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보다 넓은 시각에서 탐구를 이어가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기 초부터 쉽지 않았던 탐구였지만, 지도교사 선생님이 있어 좋은 결과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훌륭한 선생님과 좋은 팀원이 있어 더욱 뜻깊었던 탐구가 되었습니다.

충북과학고등학교 김태웅 "재도전해서 좋았다."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R&E 전국 대회의 경험은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그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전국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스스로가 한 탐구를 포스터 형태로 전시 해두고 발표 심사를 받는 모습은 다시 기억하기만 해도 떨립니다. 저희 분야는 ‘지구과학’이었기 때문에 발표자 수는 적었지만 퀼리티는 다 좋았던 것 같습니다. 포스터를 다 붙이고 다른 분야의 포스터도 보러 다녔는데 몇몇 팀들은 탐구 물품들도 가져와서 꽤 볼거리도 있었습니다. 저희도 탐구 물픔을 가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점심을 무엇을 줬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맛있었습니다. 대회장에서 식사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바닥에 앉아서 먹었던 기억도 나는군요. 발표 질문들 중 답변을 잘 못했던 것도 있어서 좋은 상은 받지 못할 줄 알았는데 결과를 듣고 정말 기뻤던 것 같습니다.

사실 재작년(2024년)에도 R&E를 해봤지만 전국 대회를 나가지는 못했습니다. 당시 1학년이었고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맞이한 첫 대회가 R&E였습니다. 1년이 흐르고 2학년 때 유일하게 했던 탐구가 R&E였지요. 1학년 때에는 R&E는 대략 1년에 걸쳐서 하는 긴 탐구라서 부담이 적었고 그렇기 때문에 많은 공을 들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노력하지 않았으면서 결과를 바라는 것은 도둑이나 다름없죠. 2학년 때의 R&E는 적어도 매주 1번씩은 팀원과 만나서 상의 해보며 앞으로는 어떤 방식으로 나아가야 할지 어떤 물품이 필요하고 언제 직접 실험을 해볼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은 거의 대부분의 일에 해당하는 것이겠지만 ‘꾸준함’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입니다. 1학년 때의 R&E의 결과는 아쉽지만 그 때의 일을 양분 삼아 2학년 때 좋은 결과를 얻으니 스스로도 탐구하는 인재로서 잘 성장해 나가는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이 탐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평소에 익숙한 광학 관측을 다루는 것이 아닌 전파를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저희를 1년 동안 제대로 된 탐구,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끔 지도해 주시고 저희 탐구에 큰 힘이 되어주신 연구원님의 자문을 받을 기회를 만들어주신 지도교사 선생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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