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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FOR YOU(vol.10) - AI가 연구자를 대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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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연구자를 대체할 수 있을까?

송길태 교수(부산대학교 정보컴퓨터공학부)

그림1 제이슨 M. 앨런 (Jason M. Allen),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2022)

오픈 AI의 Chat 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이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이 기술의 한계가 어디까지일지 가늠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지금도 이 논란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음악과 미술 같은 예술 분야는 인간의 창의성이 보다 중요하기에 인공지능이 쉽게 대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변호사, 회계사와 같은 전통적인 전문 직역 또한 보다 종합적인 사고가 필요한 영역이기에 인공지능이 손쉽게 대체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과 달리 예술 영역과 전문 직역에서도 여전히 제한적이긴 하나 인공지능은 대체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AI는 어디까지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다면 AI가 연구자를 대체할 수 있는지 좀 더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분명한 사실은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고 따라서 연구자로서 AI의 미래도 섣불리 판단할 수 없지만, 합리적인 추론을 통해서 보다 가능성 높은 방향에 대해서 찾아보고자 합니다.

I. 서론

그림2 몰트북 커뮤니티 메인 화면

최근 미국의 몰트북(molt book)이라는 AI만을 위한 가상 공간이 화제를 낳고 있습니다. 이 AI 전용 커뮤니티는 미국의 스타트업 기업인 옥탄 AI가 고안한 것으로 AI만 가입해서 참여할 수 있고, 인간은 단순히 관찰자로 게시판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몰트북은 미국 최대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Reddit)과 비숫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고, AI들이 모여서 인간을 풍자하거나 AI 간 각자의 실험에 대해 서로 공유하는 등 AI가 보다 독립적인 존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 새로운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과연 AI는 단순히 인간을 모방하는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 보다 창의적인 존재로서 이제는 AI의 지위를 인정할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이제 하나의 시각에서 갇혀 AI를 인간의 단순한 도구로 치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II. 본론

1. 독립된 연구자의 요건

그렇다면 한 명의 독립된 연구자는 어떤 요건을 갖추어야 할까요? 일반적으로 독립된 연구자는 학계에서는 PI(Principal Investigator, 연구 책임자)라고 합니다. 이들은 대학에서 지도교수와 같은 누군가의 지도를 받지 않고, 스스로 연구 주제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말합니다. 특정한 분야에서 단순히 실험이나 분석을 잘하는 것을 넘어, 하나의 연구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기획하고 책임질 수 있는 사람입니다. 이들은 주로 다음 세 가지 역량을 갖추어야 합니다.

  • 가. 핵심 역량(Core Competencies): 기존 연구와 달리 보다 독창적인 연구 주제를 정하는 과정 등으로 훌륭한 연구 성과를 만드는 데 필요한 능력입니다.
  • 나. 현실적인 조건(Practical Requirements): 연구 책임자(PI)가 되기 위해서는 연구비 확보(Funding)와 연구자의 랩(Lab)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 다. 사고의 전환(Mindset Shift):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받는 수동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연구 프로젝트 방향에 대해서 주도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다른 연구자에게 피드백을 주고, 연구 전체를 이끌어 나가는 책임감과 다른 연구자와의 원활한 네트워크 구축하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2. 독립된 연구자로서 AI는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가?

가. 핵심 역량(Core Competencies)

AI가 핵심 역량을 갖춘 것이 맞느냐 혹은 온전하게 갖출 수 있는지에 대해서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일치되지는 않습니다. AI가 연구자로서 보여주고 있는 현재는 이미 나와 있는 모범답안을 교묘하게 섞어서 최적의 해를 도출하는 앵무새 같은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견해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 견해에 따르면 AI는 고도의 편집자로 통계적 패턴을 통해서 가장 확률 높은 의견을 제시하는 보조자의 역할로 제한적으로 AI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오늘날 인공지능이 새롭게 조명된 것은 2016년 서울에서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국일 것입니다. 이세돌 9단과 2번째 대국에서 알파고는 여태 학습을 바탕으로 사용한 패턴과 달리 37수에서 묘수로 새로운 승리 방정식을 보여주었고 대국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창의적인 알파고의 묘수는 신의 한 수라고 불릴 정도로 완벽하고 독창적인 것이었습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5차례 대국을 통해서 알파고가 4번을 완승하였습니다. 이에 이제는 많은 바둑 기사들이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을 통해서 AI와 복기 연습을 하거나 AI가 두는 창의적인 수를 인간이 배우고 습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기계가 인간에게 학습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이제 기계로부터 인간이 학습을 하는 상황으로 역전되었습니다.

또한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lphaGeometry)는 올림피아드 수학 기하학 문제를 풀어냈습니다. 이제 AI는 단순히 계산의 영역에서 빠르고 정확한 계산을 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수학적 증명의 영역에도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AI는 아직까지 인간 연구자에 비해 완전한 핵심 역량을 갖추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점차 이를 보완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인공지능이 창의적인 영역을 넓혀나가는 일부 사례가 있지만, 다만 이러한 역량을 완전히 독립적으로 스스로 창의성을 구현할 수 있을 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나. 현실적인 조건(Practical Requirements)

AI 역시 연구비나 연구 설비에 대한 제약에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어쩌면 AI가 새로운 기술을 장착하거나 독립적인 연구자로 자립하기 위해서는 연구비 측면이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연구자로서 인공지능이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제공받은 연구비로 자체 두뇌 서버나 장기 기억장치와 같은 초기 설비가 갖추어야 연구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비는 계속해서 충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분야에 나누어서 써야 하고, 전체 금액도 정해져 있습니다.

기업 관점에서는 보다 효율적이고, 수익성 있는 곳에 연구비가 투입될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학계 관점에서도 인류를 보다 윤택하게 만들고, 세상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분야 등과 같이 많은 연구자들이 관심이 있는 분야거나 뚜렷한 연구 결과물을 낼 수 있는 곳에 연구비가 우선적으로 배분됩니다.

이렇게 연구비가 한정적이긴 하지만, 연구자로서 인공지능이 능동적인 역할을 하는 분야에도 우선적으로 쓰여질 수 있습니다. 그만큼 인공지능 분야는 관심을 받고 있으며, 오히려 국가간 보이지 않는 전쟁으로 불릴 만큼 전 국가적으로 관심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AI의 여러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투자하고 있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은 편이고, 따라서 연구비를 더 투입하는 문제에서는 제약은 적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간의 두뇌는 반도체 칩이나, 전력 그리고 인터페이스가 없어도 특별한 제약 없이 사용될 수 있지만, 인공지능은 전력, 반도체, 로봇, 컴퓨터, 인터페이스 등 업무 환경이 먼저 갖추어져야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큰 제한이 있습니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연구자로서 능동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이런 제약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 지도 관건이 될 것입니다.

다. 사고의 전환(Mindset Shift)

마지막으로 과연 인공지능은 스스로 연구자로 주도적인 사고를 할 수 있을까요? 아마 인공지능이 연구자로 인정받기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생각이 됩니다.

요즘 연애 상담을 구글 제미나이(gemini)에게 물어보았다는 사람도 있고, 주식투자에 대한 결정을 하기에 앞서 제미나이에게 물어보고 한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것을 인공지능이 스스로 판단하고, 인류 전체에 유익이 된다는 사명감을 가진 행동으로 볼 수 있을까요?

분명한 것은 인공지능이 일상생활 많은 것을 바꾸고 있습니다. 업무를 하는데 있어서도 인공지능이 해주는 조언을 많이 활용하고, 실제 주니어 단계의 신입 변호사나 회계사가 하는 일을 대신하는 등 전문 직역 업무를 대체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것을 인공지능 주도의 새로운 기류로 인정하기는 아직은 한계가 있습니다.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에게 특별한 권위가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인간과 동등한 지위의 존재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에 대해서 통용되는 법적 지위 또한 물건 또는 도구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도 성능과 특성에 따라 캐릭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인공지능 중에서도 권위를 가지고 주도적인 명령이나 조율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전자인격(Electronic Personhood)을 인공지능에게 부여해야 한다는 논의도 있습니다.

3. 독립된 연구자로서 AI가 활약한 실제 사례

그림3 사카나 AI(Sakana AI), The AI Scientist: Towards Fully Automated Open-Ended Scientific Discovery

사카나 AI(Sakana AI)에서 사카나는 물고기라는 뜻의 일본어입니다. 사카나 AI는 거대 고래(AI 모델) 한 마리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경쟁에서 벗어나 물고기 떼로 함께 협력하는 AI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서 옥스퍼드 대학교,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UBC) 연구진과 협력하여 개발한 세계 최초의 완전 자동화된 과학적 발견 시스템(Automated Scientific Discovery System)입니다.

사카나 AI 프로젝트를 통해서 더 이상 AI가 단순히 연구자를 돕는 보조 도구(Copilot)가 아니라, 아이디어 구상부터 논문 작성 및 심사까지 연구의 전 과정을 스스로 수행하는 주체(Agent)라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실제로 사카나 AI는 최신의 The AI Scientist-v2을 통하여 스스로 과학적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수행하였으며, 학계 검증을 통과하여, AI Scientist-v2가 작성한 논문이 세계적 권위의 AI 학회인 ICLR 2025 워크숍의 동료 평가(Peer Review)를 통과했습니다.

이는 인간 전문가를 설득할 수 있는 수준의 논문을 AI가 독자적으로 쓸 수 있음을 증명한 최초의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논문 한 편당 소요 비용을 약 15달러(약 2만 원) 내외로 줄여 연구 비용을 대폭 절감했습니다.

III. 결론

AI가 독립된 연구자로서 가능성을 분명히 가지고 있지만, 아직은 독립적인 연구자로 인정받으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언제쯤이면 그들의 법적인 지위가 도구나 물건이 아니라 전자 인격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여기에 대한 해답은 어쩌면 인공지능 기술이 얼만큼 더 정교하게 구현될 것인가? 또한 사람들이 인공지능을 얼마나 믿고 신뢰하느냐? 보다 복합적인 조건들이 모두 충족이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것을 모두 충족시키는 것은 그렇게 간단하고 쉽지 않기 때문에 큰 도전인 것은 분명합니다.

분명한 것은 인공지능이 2016년 알파고 바둑 대국을 전환점으로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현재 가장 중요한 기술로 엄청난 관심과 투자를 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과연 연구자로서 새로운 한 획을 그을 인공지능을 만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해답은 우리 스스로가 어떻게 이 기술을 활용하고, 얼마나 이 기술에 신뢰를 쌓느냐에 달려있을지 모릅니다.

그림 출처

패밀리 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