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난치병을 치료할 새로운 줄기세포 기술 개발
김정범(울산과학기술원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 한스쉴러줄기세포연구센터장)
1. 서론
현대 의학에서는 난치병 및 퇴행성 질환의 치료를 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줄기세포 기술이 혁신적인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기존의 역분화줄기세포(iPSC) 기술을 개선한 새로운 방법으로 직접 교차분화(direct lineage reprogramming) 기술이 등장하면서,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치료법이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줄기세포 제작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본 원고에서는 직접 교차분화 기술이 기존의 iPSC 및ESC기술과 비교하여 어떠한 장점을 가지며, 난치병 치료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설명하겠습니다.
2. 배아줄기세포, 역분화줄기세포, 직접교차분화 기술 비교
줄기세포 기술은 크게 배아줄기세포(ESC), 역분화줄기세포(iPSC), 그리고 최근 주목받는 직접교차분화(Direct Reprogramming) 기술로 나뉜다. 아래 표는 각 기술의 주요 특성을 비교한 것입니다.
구분 | 배아줄기세포(ESC) |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 직접교차분화 |
---|---|---|---|
유래 | 배아에서 추출 | 성체 세포를 역분화 | 성체 세포를 직접 변환 |
윤리적 문제 | 배아 사용으로 논란 | 배아 사용 없음 | 배아 사용 없음 |
면역 거부 반응 | 타인의 배아 사용 시 발생 가능 | 환자 자신의 세포 사용 가능하나 변형 과정에서 거부 반응 가능 | 환자의 체세포에서 바로 변환하여 거부 반응 최소화 |
유전자 변형 | 필요 없음 | 리프로그래밍 과정에서 유전자 변형 필요 | 유전자 삽입 없이 직접 변환 가능 |
변환 속도 | 장기간 배양 필요 | iPSC로 변환 후 추가 분화 과정 필요(수주 소요) | 즉각적인 세포 변환 가능(수일 내 완료) |
종양 발생 가능성 | 상대적으로 낮음 | 돌연변이 및 종양 발생 가능성 있음 | 종양 발생 위험 최소화 |
실용성 | 배양 및 연구가 어려움 | 배양 가능하나 변환 과정이 복잡 | 빠르고 효율적인 세포 변환 가능 |
2.1 배아줄기세포(ESC)란?
배아줄기세포(ESC, Embryonic Stem Cell)는 수정란이 배반포(blastocyst) 단계에 있을 때 내부세포괴(inner cell mass)에서 추출되는 줄기세포로, 인체의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신경세포, 심장근육세포, 간세포 등 다양한 세포로 변환이 가능하여 난치병 치료에 활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배아줄기세포는 몇 가지 중요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윤리적 문제: 배아를 파괴해야 하기 때문에 생명 윤리 논란이 큽니다.
면역 거부 반응: 타인의 배아에서 유래한 세포는 면역 거부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한된 공급: 배아줄기세포는 얻기가 어렵고, 연구 및 치료에 사용하기 위한 법적·사회적 제한이 존재합니다.
종양 형성 위험: 무제한으로 증식하는 특성 때문에 종양 형성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2.2 iPSC 제작 기술과 한계
iPSC(유도만능줄기세포) 기술은 성체 세포를 특정 유전자를 주입하여 배아줄기세포와 유사한 상태로 되돌린 후, 이를 원하는 세포로 분화시키는 기술입니다. 주로 사용되는 4개의 전사인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1. Oct4: 줄기세포의 특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함.
2. Sox2: 세포 분화 능력을 조절하는 중요한 인자.
3. Klf4: 세포 성장과 증식 조절.
4. c-Myc: 세포 성장과 재생산을 촉진하지만 종양 형성 위험이 있음.
배아줄기세포의 임상적용시 문제점을 해결한 iPSC 기술은 성체 세포를 배아줄기세포와 유사한 상태로 역분화한 후, 다시 원하는 세포로 분화시키는 방법입니다(그림1). 그러나 이 과정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유전자 변이 위험이 높으며, 종양 형성 가능성이 존재하는 등의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 iPSC를 이용한 치료 과정에서 세포가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분화할 가능성이 있어, 실제 임상 적용에는 큰 난관이 있습니다.
2.3 직접교차분화 기술(direct lineage reprogramming)
iPSC의 단점을 극복한 직접교차분화 기술은 줄기세포 단계 없이 성체 세포를 직접 다른 유형의 세포로 변환하는 방법으로, iPSC보다 안전하고 신속한 세포 변환을 가능하게 합니다.
직접 교차분화를 활용하면 신경세포, 심장근육세포, 간세포 등으로 직접 변환이 가능하며, 기존 줄기세포 기술 대비 다음과 같은 장점을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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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더 빠른 전환 속도
iPSC는 먼저 줄기세포 상태로 되돌린 후 다시 원하는 세포로 분화시켜야 하지만, 직접교차분화는 이러한 중간 단계를 생략하고 바로 목표 세포로 변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세포 생산 시간이 크게 단축되며, 신속한 치료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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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안전성 향상
iPSC는 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유전자(예: c-Myc)를 도입해야 하지만, 직접교차분화는 종양 발생 위험이 낮은 유전자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습니다.
또한, 게놈에 외래 유전자를 삽입하지 않는 방식이 가능하여 유전자 변이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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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세포 기능 최적화
iPSC에서 유래된 세포는 완전히 원래 세포의 기능을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직접교차분화를 통해 생성된 세포는 더 자연스럽고 기능적으로 완전한 세포로 변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신경세포, 심장세포, 췌장세포 등 다양한 조직 재생 치료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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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면역 거부 반응 감소
iPSC는 환자 맞춤형으로 제작할 수 있지만, 줄기세포 상태로 되돌리는 과정에서 세포의 성질이 변화하여 면역 거부 반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면, 직접교차분화는 체세포의 유전적 특성을 유지한 채 변환되므로 자기 세포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아 면역 거부 반응이 적습니다.
3. 직접교차분화 기술의 최신 연구 및 임상적 의의
직접교차분화 기술은 현재 파킨슨병, 심장 질환, 당뇨병, 척수 손상 등의 난치병 치료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신경세포로 직접교차분화하는 기술을 활용하면 손상된 뇌 신경세포를 대체할 수 있어 파킨슨병 치료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줄기세포 기술의 발전은 더 안전하고 빠른 세포 치료를 가능하게 하며, 난치병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직접교차분화 연구가 더욱 발전하여 실질적인 치료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3.1 운동신경세포 제작 연구
운동신경세포(motor neurons)를 직접교차분화 기술을 통해 성공적으로 제작하였습니다. 이 연구는 신경퇴행성 질환인 루게릭병(ALS) 및 척수손상 환자 를 위한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기여를 하였습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환자의 피부세포에서 직접 운동신경세포를 생성할 수 있어 면역 거부 반응을 최소화하며, 신경세포 이식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그림2).
3.2 혈관줄기세포 제작 연구
혈관 손상 및 심혈관계 질환 치료를 위해 혈관줄기세포(vascular stem cells) 를 직접교차분화를 통해 개발하였습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의 줄기세포 치료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새로운 혈관을 생성할 수 있으며, 심근경색 및 말초동맥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3.3 간줄기세포 제작 연구
간경화 및 간부전 환자를 위한 맞춤형 치료를 위해 간줄기세포(liver stem cells) 를 직접교차분화 기술을 통해 제작하였습니다. 기존의 간이식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환자의 세포를 활용한 재생 치료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간 질환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그림3).
3.4 인슐린 생산 세포 제작 연구
직접교차분화를 활용하여 인슐린을 생산하는 췌장 베타세포를 제작하는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는 당뇨병 환자 들을 위한 혁신적인 치료법으로, 환자의 피부세포를 변환하여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게 합니다.
3.5 면역세포 제작 연구
면역 결핍 질환 치료를 위해 면역세포(immune cells) 를 직접교차분화를 통해 제작하는 연구가 이루어졌습니다. 이 기술을 통해 면역체계를 재생하고 면역 치료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3.6 신경줄기세포 제작 연구
뇌 질환 및 척수 손상 치료를 위해 신경줄기세포(neural stem cells) 를 직접 교차분화하여 제작하는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신경세포 재생 및 신경계 복구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4. 직접교차분화 기술을 활용한 오가노이드 및 질병 모델 연구
뇌 질환 및 척수 손상 치료를 위해 신경줄기세포(neural stem cells) 를 직접 교차분화하여 제작하는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신경세포 재생 및 신경계 복구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4.1 오가노이드 기술이란?
오가노이드(organoid)는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3D 구조를 형성하는 인공 장기 모델입니다(그림). 이 기술은 실험실에서 체외에서 배양되며, 장기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됩니다. 오가노이드는 특정 장기의 세포 배열과 기능을 재현할 수 있어, 기존 2D 세포 배양 방식보다 더욱 현실적인 실험 환경을 제공합니다.

독성 시험 활용: 기존 동물 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독성 시험 모델로 활용 가능하여 신약 개발 과정에서 보다 정확한 결과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조직 수준의 질병 치료 가능: 단순한 세포 수준이 아닌 조직 수준에서 재생과 치료가 가능하여, 더욱 정밀한 치료법 개발이 가능합니다.
유전자 교정 기법을 활용한 질병 모델 제작: CRISPR-Cas9과 같은 유전자 교정 기법과 결합하여 특정 유전적 질환을 가진 모델을 제작하고,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치료법을 연구할 수 있습니다.
환자 맞춤형 치료 가능성: 개인화된 의료를 위해 환자의 세포를 기반으로 특정 질병 치료를 위한 오가노이드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5. 유전자 교정 기술(CRISPR-Cas9)과 오가노이드 연구
5.1 CRISPR-Cas9 유전자 교정 기술이란?
CRISPR-Cas9은 특정 DNA 서열을 정밀하게 절단하고 교정할 수 있는 혁신적인 유전자 편집 기술입니다. Cas9 단백질과 가이드 RNA를 이용하여 특정 유전자를 목표로 삼아 교정할 수 있어, 유전자 변형과 질병 모델 연구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유전자 돌연변이 수정 가능: 유전적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돌연변이를 교정할 수 있음.
표적 치료 가능성: 특정 유전자 이상으로 인한 질병을 직접 교정하는 치료법 개발 가능.
질병 모델 생성: 특정 유전자를 변형(돌연변이 유발)하여 다양한 질병 모델을 제작하고 치료법을 연구할 수 있음.
5.2 직접교차분화 기술과 CRISPR-Cas9의 결합
직접교차분화를 통해 생성된 세포는 CRISPR-Cas9 기술과 결합하여 더욱 정밀한 연구와 치료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접교차분화로 변환된 신경세포에서 특정 유전자 변형을 도입하면, 신경퇴행성 질환모델을 생성하고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6. 결론
직접 교차분화 기술을 통해 제작된 줄기세포는 단순한 세포 대체 치료뿐만 아니라, 오가노이드 제작을 통한 신약 개발, 독성 실험, 그리고 조직 수준의 질병 치료까지 확장될 수 있습니다. 또한, CRISPR-Cas9과 같은 유전자 교정 기술과 결합하여 특정 유전자 변형 질환 모델을 개발하고 정밀 의학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연구를 통해 이러한 기술이 더욱 발전하여 다양한 질병 치료와 재생의학에서 혁신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직접교차분화 기술이 향후 난치병 치료를 위한 가장 유망한 줄기세포 제작 기술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