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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를 되돌리려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강찬희 교수(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들어가는 글
전 세계적인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은 건강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여러 사회·경제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에 어느 때보다도 "노화" 문제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중요할 때다. 인류가 헤로도토스의 역사 속의 "젊음의 샘"이나 중국 진시황제의 "불로초"와 같은 신화적 접근이 아닌, 노화 문제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30년대 식이 제한(calorie restriction)에 의해 수명이 연장될 수 있다는 것이 보고된 후, 1990년대 초에 이르러서야 예쁜꼬마선충(C. elegans)의 돌연변이 연구를 통해 수명이 유전적으로 조절될 수 있음이 확인된 바 있다. 이는 노화라는 인류의 난제가 과학적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준 첫 사례로, 그 이후 노화 연구는 많은 주목을 받게 되었다. 특히 최근 개정된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질병분류(ICD-11, 2022년부터 적용)에는 노화와 관련된 질환 코드(MG2A: ageing associated decline in intrinsic capacity)가 포함이 되면서, 노화를 적극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질병의 하나로 보고 그에 대한 연구 및 개발을 고취한 바 있다. 그렇다면 노화를 치료하고 되돌리기 위해서 반드시 알아야 할 점은 무엇일까? 바로 노화의 특징이다.
노화의 특징
과학자들은 최근 노화 연구를 종합하여 2013년 "노화의 특징(Hallmarks of aging)" -참고로 이 논문은 2000년 출판된 "암의 특징(Hallmarks of cancer)"이라는 명작을 오마주한 논문이다- 이라는 논문을 출판하고 노화의 특징을 다음의 9가지로 정리하였다: (1) 유전체 불안정성의 증가, (2) 텔로미어(telomere) 길이의 감소, (3) 후성유전학적 변형, (4) 단백질 생성 및 분해 이상, (5) 영양분 감지 신호의 이상, (6) 미토콘드리아 이상, (7) 세포 간 신호 전달 체계의 이상, (8) 줄기세포의 감소, 그리고 (9) 세포 노화의 발생 및 축적이다. 현재 이러한 특징은 크게 회춘 요소와 노화 요소로 분류할 수 있다. 즉, 텔로미어 길이의 감소, 후성유전학적 변형, 단백질 생성 및 분해 이상, 영양분 감지 신호의 이상, 미토콘드리아 이상, 세포 간 신호 전달 체계의 이상은 노화를 억제하거나 되돌리기 위해 그 상태를 되돌려야 하는 회춘 요소로 분류할 수 있으며, 유전체 불안정성 및 세포 노화의 경우 이미 회복할 수 없는 정도의 피해를 본 상황이기에 제거해야 하는 노화 요소로 분류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각각의 요소가 어떻게 노화를 유도하는지, 해당 요소의 제어를 통해 노화를 치료할 방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한계점과 극복 방법은 무엇인지를 알아보도록 하자.
회춘 요소의 노화 조절 기전 및 제어법 그리고 한계점
염색체의 말단인 텔로미어는 세포가 분열함에 따라 DNA 중합효소 복합체가 완전하게 인식하지 못하기에 그 길이가 지속해서 감소하게 된다. 감소한 텔로미어는 염색체 간의 결합을 유도하거나 지속적인 DNA 손상반응을 일으켜 세포 노화 및 사멸을 유도하고, 이에 따라 조직 재생 능력이 저하되며 노화가 발생하게 된다. 이는 복제양으로 유명했던 돌리(Dolly)의 수명이 짧았던 것의 추정 원인 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다. 줄기세포의 텔로미어 길이는 텔로머레이스(telomerase)라는 효소에 의해 유지가 되고 있으나, 대부분의 성체 세포에서는 종양 형성의 위험 때문에 텔로머레이스의 발현이 억제되어 있으며 이에 텔로미어 길이 감소가 유발된다. 이러한 텔로머레이스의 발현을 조절하면 텔로미어의 길이가 회복되고 수명이 약 26% 증가하는 것이 쥐 모델을 통해 확인(증명) 되었다(Tomas-Loba et al., Cell 2008). 다만 종양 형성의 위험 때문에 여러 종양 억제 유전자를 같이 발현해야 했고,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종양 유전자의 발현은 노화를 촉진하기에 텔로미어 회복 효과를 온전히 얻을 수 없었다. 즉, 텔로머레이스 발현에 의한 노화 제어는 종양 형성의 위험성과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후성유전학적 조절은 다양한 환경 변화에 반응하여 DNA 또는 DNA 결합 단백질인 히스톤에 화학적 변형이 일어나게 되고, 이에 따라 다르게 유전자의 발현이 조절되는 현상을 말한다. 노화 과정에서는 발현이 억제된 염색체 부분의 발현이 증가하고, 원래 발현이 높은 곳의 발현이 억제되는 등의 유전자 발현 시스템의 교란이 일어난다. 특히 이러한 이상 조절은 전이인자의 재활성화 및 염색체 내 무분별한 삽입을 유도하여 유전체의 불완전성을 증가시키고 노화를 가속한다. 현재 노화에 따른 후성유전학적 변화에 복귀하는 방법으로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유도만능줄기세포 제작에 사용되는 야마나카 인자(Yamanaka factors)의 발현에 의한 후성유전학적 리프로그래밍이다. 예를 들어 야마나카 인자의 일부를 쥐에 주입 시 DNA 손상 반응에 의해 유도된 여러 노화의 특성들이 회복됨이 확인된 바 있다(Yang et al., Cell 2023). 다만 야마나카 인자를 모두 주입 시에는 종양 형성의 가능성이 크게 증가되기 때문에 종양 형성에 기여하는 인자로 알려진 MYC을 인위적으로 제거해야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경우 야마나카 인자에 의한 리프로그래밍 효율이 많이 감소함이 보고된 바가 있다. 즉, 해당 방법 역시 종양 형성 가능성과 치료 효과의 균형을 잘 설정하는 것이 치료법 개발에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단백질 생성 과정의 오류가 발생하게 되고 이상 단백질 응집체 형성이 증가하게 된다. 이는 세포의 주요 기능 단위인 단백질 및 복합체의 성능을 저하시켜 노화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상 단백질은 샤페론(chaperone) 시스템에 의해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가거나, 유비퀴틴-프로테아좀(ubiquitin-proteasome) 시스템 또는 오토파지(autophagy)에 의해 분해되어 제어됨이 잘 알려져 있다. 다만 노화 과정에서는 이러한 조절 과정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이에 이상 단백질 응집체의 형성이 심하게 증가하여, 세포 및 조직의 기능 저하를 유도하고 노화를 가속한다. 현재 단백질 분해의 촉진 등을 통해 노화를 치료하려는 전략이 시도되고 있지만, 정상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여 조직의 쇠퇴를 유도할 수 있기에 역시 제한적인 활용만이 가능한 상황이다.
영양 감지 신호의 이상은 주로 성장 호르몬 및 아미노산 신호 감지에 생기는 이상으로, 주로 해당 신호의 과도한 활성이 문제가 되며 세포 대사의 이상을 통해 체내 다양한 문제를 유도한다. 앞서 언급한 오래 사는 예쁜꼬마선충의 돌연변이는 인슐린 관련 성장호르몬 신호 감지가 억제된 돌연변이로, 이러한 영양 감지 신호 이상에 따른 수명 조절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Kenyon et al., Nature 1993). 다만 영양 감지 신호의 억제에 의한 수명 증대는 개체의 크기 및 성장의 저하를 동반할 뿐만 아니라, 생식력을 크게 저하하기에 현재 사용이 제한적이라 할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에너지 생성 소기관으로 세포의 활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러 스트레스는 미토콘드리아의 DNA 손상 및 구성 단백질 이상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저하를 통해 과도한 활성 산소 생성 및 세포 에너지 대사 이상을 초래하고 세포의 기능을 저하하며 노화를 유도하게 된다. 현재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선별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인 미토파지(mitophagy: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는 선택적 오토파지)의 활성 조절이 대안으로 제시된 바 있다. 다만 현재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선택적 오토파지 활성 조절 대신 오토파지의 전반적인 활성을 증가시키는 방법으로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위에서 언급한 한계가 그대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세포 간 신호 전달은 조직 내외의 세포의 기능을 조직화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노화에 따라 염증성 분비 인자의 발현 증가로 인해 신호 교란이 발생하고 조직의 항상성을 저하하여 노화를 가속화한다. 세포 간 신호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자는 혈액 유래 인자로 우리 신체의 곳곳에 작용하며 다면적인 효과를 유도할 수 있기에, 시스템 수준에서 노화를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다양한 혈액 유래 인자들이 인간과 쥐에서 공통으로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변화됨이 관측되었다(Lehallier et al., Nature Medicine 2019). 노화에 따른 혈액 유래 인자의 변화를 되돌리는 방법은 매우 단순하지만 다소 잔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잘 알려진 드라큘라의 전설처럼 젊은 개체의 혈액을 수혈받아 젊은 혈액 유래 인자를 제공하는 것이다. 실제로 젊은 쥐의 혈액을 공유한 늙은 쥐에게서는 다양한 노화 연관 증상이 완화될 뿐만 아니라 수명 또한 연장됨이 보고된 바 있다(Zhang et al., Nature Aging 2023). 현재 젊은 혈액 유래 인자의 연구는 단일 인자에 의해 이러한 효과가 나타나는지 그렇지 않다면 얼마나 많은 인자들이 필요한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혈액 유래 회춘 인자로 알려졌던 GDF11이 실제로는 해당 인자가 아닐 수도 있다는 큰 과학적 논란에서 볼 수 있듯이, 젊은 혈액 유래 기반의 노화 치료 전략은 아직 해결할 점이 많다. 더불어 이러한 젊은 혈액의 효과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하기에 지속적인 처리가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다.
줄기세포의 숫자 및 다양성의 감소는 노화 과정에서 여러 손상의 축적으로 인해 세포 노화 또는 사멸을 통해 발생하며, 조직의 재생 능력을 저하시켜 노화를 가속화한다. 현재 이를 되돌리는 방법으로는 줄기세포의 이식으로 숫자를 늘리는 방법 또는 줄기세포 리프로그래밍으로 이로운 줄기세포의 비율을 높이는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다만 줄기세포의 기능은 주변 조직에서 오는 신호에 의해 유지되며, 이미 노화된 환경에서는 그 기능이 저하됨이 잘 알려져 있다. 즉, 이식된 줄기세포의 기능 유지를 위해서는 노화된 조직 환경 또한 개선이 필요하거나, 지속적인 이식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논의된 회춘 요소의 강화를 통한 노화 치료 전략에는 어떤 공통된 문제점이 있을까? 해당 기술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하는 경우에는 효과가 미미하거나 지속적이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즉, 해로운 요인에 의한 회춘 요소 강화의 효과가 반감된다는 뜻이다. 만약 이를 극복하기 위해 회춘 요소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면 어떨까? 이 경우 비용 문제뿐만 아니라 종양 형성의 가능성 증대 및 개체의 성장 및 유지를 방해할 수 있다는 큰 단점이 있다. 즉, 회춘 요소의 효과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해당 요소의 일시적인 강화 효과를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노화 미세 환경을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함을 알 수 있다. 즉, 노화 요소의 제거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노화 요소의 노화 조절 기전 및 제어법 그리고 한계점
유전체 불안정성은 세포가 분열함에 따라 염색체 복제 상황에서 축적될 수 있는 유전자 돌연변이, 염색체 구조 변화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전이인자의 재활성화, DNA 손상반응의 기능 저하 등을 통해 발생한다. 이는 돌연변이 단백질 생성 및 유전자 발현 균형의 붕괴를 통해 노화를 일으킬 수 있다. 몇몇 중요한 돌연변이에 대해서는 크리스퍼(CRISPR) 등의 유전자 교정 방법을 통해 수정하거나, 전이인자의 재활성화 같은 경우 전이인자 복제에 관여하는 역전사 효소(reverse transcriptase) 발현 억제를 통해 제어가 가능하다. 다만 이러한 변화는 비교적 광범위하게 그리고 무작위적으로 일어나는 특성이 있기에 현재 맞춤형 치료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일부의 불안정성만이 치료된 세포는 암세포로 변형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직접적인 치료 및 회생보다는 제거를 통해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할 수 있겠다.
세포 노화는 지금까지 언급한 다양한 노화의 특징과 관련된 스트레스에 의해 유도되며, 줄기세포의 감소 및 세포 간 신호 전달 체계를 교란하고 조직의 기능을 저하해 노화를 유도한다. 세포 노화는 세포 증식의 비가역적 억제로 알려져 있으며, 일반적으로는 지속적인 세포 분열에서 오는 텔로미어 길이의 감소로 유도된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최근에는 다양한 노화 연관 스트레스에 의해서 세포 노화가 유도됨이 보고되었고, 이는 손상 받은 세포의 추가 증식을 억제하여 강력한 종양 억제 기전으로 작용하게 된다. 다만 노화 세포는 사멸된 세포가 아닌 살아있는 세포로서 증식이 억제되어 있을 뿐 대사적으로 매우 활발하며, 노화 연관 분비표현형이라 불리는 염증성 단백질 분비체를 통해 다양한 활성을 보입니다. 이러한 활성은 주변의 정상 세포를 노화시킬 수 있는 세포 노화 전이 현상부터 조직 재생, 면역 감시, 만성 염증 및 개체 노화까지 매우 광범위하다.
그렇다면 종양 억제 기전으로 작용하는 세포 노화가 어떻게 노화를 유도할 수 있을까? 일반적인 조직 손상 반응에서는 직접 손상을 받은 세포는 세포 노화 반응을 일으켜 추가적인 증식을 억제한다. 이후 주변에 손상 받았을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세포 노화를 유도하지 못한 세포에게, 세포 노화 현상을 전이시키고 이를 통해 손상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조직을 선별한다. 이러한 노화 세포의 그룹으로부터 나온 노화연관 분비표현형은 면역 감시 체계의 활성을 유도하고 손상받은 세포를 제거할 뿐만 아니라 주변 세포를 자극하여 조직 재생을 유도한다. 다만 모종의 이유로 노화 세포가 과도하게 축적되면 이는 만성 염증을 유도하고 조직 기능을 저하하여 노화연관 질환 및 개체 노화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노화 세포의 노화 요소의 핵심으로써의 역할은 최근 특정 노화 세포를 유전적으로 제거한 쥐에서 다양한 노화연관 질환이 늦춰지고, 수명 또한 증가한 결과에서 확인된 바 있다(Baker et al., Nature 2016). 이러한 유전자 변형 쥐 모델의 긍정적인 결과 이후 약물을 활용하여 노화 세포를 특이하게 제거하는 전략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노화 세포 표적 약물은 크게 노화 세포를 직접 제거하는 세노리틱스(senolytics)와 노화 세포의 해로운 분비체를 억제하는 세노스테틱스(senostatics) 또는 세노몰픽스(senomorphics)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약물들은 다양한 노화 연관 질환 쥐 모델에서 효과가 검증된 바 있으며, 현재 임상실험에 들어갔거나 예정이 되어 있다. (Kang, Mol Cells 2019). 더불어 추가적인 신규 세노리틱스 및 세노스테틱스 개발 또한 이어지고 있기에 그 가능성이 매우 큰 편이다. 이러한 노화 세포 표적 약물에 대한 기대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초대형 국책 사업인 세포 노화의 완전 이해를 목표로 하는 SenNet 프로그램의 발족(2022년)에서 쉽게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노화 요소의 약화 기술의 한계는 무엇일까? 첫째, 노화 세포 표적 기술이 최근 개발된 기술인만큼 그 특이성이 비교적 낮다는 문제점이 있다. 즉 초창기의 암 치료제처럼 일반 세포를 표적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둘째, 노화를 늦추는 효과는 탁월하나 노화 역전을 유도하기에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즉 해가 되는 세포의 제거에 집중되어 있지, 노화 세포를 정상 세포로 되돌리는 기술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회춘 기술을 노화 세포에 적용하여 세포 노화를 되돌리면 어떠할까? 다만 노화 세포는 심화 단계에 들어가면 자기 염색체의 일부 중 심하게 손상된 부분을 분리하여 분해한다는 것이 보고된 바 있다. 즉, 해당 세포를 회춘하려 하더라도 완전한 상태로는 되돌릴 수 없으며, 오히려 염색체가 완전하지 않은 암세포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이에 대한 최적의 해결책은 노화 세포의 세밀한 분류를 통해 회생할 수 있는 노화 세포와 제거해야 하는 심층 노화 세포를 구분하고, 노화 세포의 회생과 제거를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노화를 제어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논의를 통해 노화의 특징 중 회춘 요소의 강화 및 노화 요소의 약화를 통한 노화 치료 및 역전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확인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즉, 각각 요소의 제어는 제한적인 노화 치료 및 역전만이 가능한 상황이다. 노화 요소, 특히 세포 노화를 약화시켜 회춘 요소가 잘 작동할 수 있는 미세 환경을 만든 후, 상황에 맞는 회춘 요소를 적절하게 일시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면 특별한 부작용 없이 인류가 완전한 노화 정복의 꿈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즉, 회춘 요소와 노화 요소를 상황에 맞게 복합 조절하는 것이 차세대 노화 치료 전략의 핵심-역노화 시스템(그림1: 노화 요소의 약화와 회춘 요소의 강화를 통한 차세대 역노화 시스템)이 될 것이다.
- 1. Lopez-Otin et al., "The Hallmarks of Aging", Cell 2013, 153(6): 1194-1217
- 2. Tomas-Loba et al., "Telomerase reverse transcriptase delays aging in cancer-resistant mice", Cell 2008, 135(4): 609-622
- 3. Yang et al., "Loss of epigenetic information as a cause of mammalian aging", Cell 2023, 186(2): 305-326
- 4. Kenyon et al., "A C. elegans mutant that lives twice as long as wild type", Nature 1993, 366(6454): 461-464
- 5. Lehallier et al., "Undulating changes in human plasma proteome profiles across the lifespan", Nature Medicine 2019, 25(12): 1843-1850
- 6. Zhang et al., "Multi-omic rejuvenation and lifespan extension on exposure to youthful circulation", Nature Aging 2023, 3: 948-964
- 7. Baker et al., "Naturally occurring p16Ink4a-positive cells shorten healthy lifespan", Nature 2016, 530: 184-189
- 8. Kang, "Senolytics and Senostatics: A Two-Pronged Approach to Target Cellular Senescence for Delaying Aging and Aging-Related Diseases", Molecules and Cells 2019, 42(12): 821-827
- 1. 세포 노화: 텔로미어 길이 감소, DNA 손상 반응, 활성산소 스트레스 및 종양 유전자 발현 스트레스 등의 다양한 스트레스에 의해 유도되는 안정적인 세포주기의 정지를 말한다. 세포 비대증(senescent hypertrophy), 노화연관 이질염색체 형성(senescence-associated heterochromatin formation), 대사 변화(metabolic change), 세포사멸 저항성(apoptosis resistance), 노화연관 분비표현형(senescence-associated secretory phenotype) 등의 독특한 특징을 보인다.
- 2. 노화연관 분비표현형: 노화 세포로부터 특이적으로 분비되는 다양한 염증성 인자, 성장 호르몬, 단백질 분해 효소, 세포외기질을 총칭하는 것으로 노화 세포의 다양한 생체 내 기능(예: 노화 전이, 조직재생, 면역감시, 염증 반응, 개체 노화)을 매개하는 핵심 인자로 추정된다.
- 3. 오토파지(autophagy): 리소좀 기반의 세포 내 주요 분해 시스템으로 작용 기전에 따라 일반적 오토파지(general autophagy)와 선택적 오토파지(selective autophagy)로 크게 나뉜다. 일반적 오토파지는 표적을 무작위적으로 선별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선택적 오토파지의 경우 오토파지 수용체(autophagy receptors)를 통해 표적을 선별적으로 인식하여 리소좀에 전달한다.
- 4. 야마나카 인자(Yamanaka factors): 분화를 마친 체세포를 유도만능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로 되돌릴 수 있는 인자들로 OCT4, KLF4, SOX2, Myc으로 4개의 인자로 구성되어 있다.
- 5. 전이인자(transposable element): 전이인자는 유전체 내에서 위치를 옮겨 다닐 수 있는 DNA 인자의 총칭이다. 인간 유전체의 상당수가 불활성화 된 전이인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정 스트레스 상황(예: 노화)에서 해당 인자의 일부가 재활성화 되며 새로운 위치에 삽입하는 과정에서 유전자 돌연변이 및 유전체 구조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확인되었다.
- 6. 세노테라피(senotherapy): 신체 내 축적된 노화 세포를 표적하는 약물의 총칭이다. 노화 세포의 세포사멸 저항성 기전을 주로 억제하며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세노리틱스(senolytics)와 노화 세포의 해로운 분비표현형을 억제하여 조직 환경을 개선하는 세노몰픽스/세노스테틱스(senomorphics/senostatics)로 크게 나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