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바로가기 본문 내용 바로가기

R&E FOR YOU(vol.06) - 함께 연구하는 즐거움

과학영재창의연구지원센터 홈페이지로 이동
전체 메뉴 닫기

본문

현장 PLUS.2

함께 연구하는 즐거움

이호 경기과학고 교사(R&E 2개 부문 수상팀 지도)

I. 시작하는 말

학생들과 연구를 진행할 때는 교사와 학생이라기보다는 연구 동료로서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가기 때문에 수업과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우리 학교는 0.6m 천체망원경을 보유하고 있어 매년 하나의 변광성을 선정하여 변광성의 관측을 주제로 학생들과 연구 하고 있다. 올해는 천문 연구뿐만 아니라 로켓 연구를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꼬임에 빠져 주제가 늘어나면서 창의 RnE 연구로 매우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천문학 연구는 모두 정리가 되어 논문 작업을 하는 중인데, 2022년 3월에 시작한 로켓 프로젝트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1차 발사에서 매우 단순한 문제인 연료 점화 지연으로 예상했던 고도에 미치지 못해서 2차 발사를 준비 중이다. 방학 중인데도 준비를 위하여 일주일에 2일을 학교에 나가고 있다. 2월 말이나 3월 초 발사를 목표로 1차 발사 로켓을 수리 중이다. 연구를 진행하다 보면 다양한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올해 연구를 진행하면서 부딪혔던 문제들을 학생들과 동료로서 함께 해결해나갔던 과정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II. 본론

1. 로켓 연구

로켓 연구는 어릴 때부터 로켓에 관심이 있던 학생이 연구팀을 꾸려서 지도를 부탁하면서 같이 연구하게 되었다. 로켓에 관한 관심은 어린 학생들이면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고등학생 때까지 가지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기특했다. 예전에 화약 로켓을 지도해본 경험이 있어서 그 정도 수준에서 연구 주제를 찾아 수행하는 거라면 괜찮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학생들이 어디까지 공부가 되어있고 실제로 어디까지 연구를 진행하고 싶어 하는지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상당한 수준까지 공부가 되어있었고, 이미 사전 연구를 통해 로켓 엔진 설계가 거의 끝나있는 상태였다. 학생들과 진행해야 할 연구가 일단 안전에 위험이 따르는 연구라서 매우 걱정이 되어 다른 주제로 바꿀 것을 권하였으나 학생들의 간절한 눈빛을 거절할 수가 없어서 최대한 안전한 방법을 찾아 연구를 진행 시키기로 하였다.

이 연구를 수행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연구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에 관한 문제였다.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연구에 폭발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선생님이 없는 곳에서는 성냥 하나라도 사용하지 말도록 하였으며 안전에 대한 부주의 사항이 발견되면 연구를 더는 진행하지 않는다고 단단하게 주의를 시키고 시작하였다. 연구를 위한 모임은 일주일에 2회의 정기 모임을 하고 필요할 때 수시로 협의를 진행하여 연구 과정을 공유하였다.

연구는 로켓에 대한 정보를 모으는 것부터 시작해서 로켓 엔진 제작, 엔진 실험, 낙하산 분리 실험, 로켓 발사를 위한 전자부 제작, 로켓 몸체 제작, 발사로 계획을 세웠다. 논의를 계속하던 중 로켓 발사뿐만 아니라 로켓을 이용하여 기상정보를 얻는 부분을 추가하는 것이 좋겠다는 대한 의견이 있어 3명의 연구원으로는 어려워 기기 분야에 재능이 있는 친구를 섭외하여 기상정보획득 담당 연구팀을 따로 구성하였다. 로켓을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작은 나사 하나 준비에서 실험까지 여러 번의 토의를 거쳐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도록 노력하였다.

로켓 연구에 자문을 얻기 위하여 여러 대학 교수님들께 문의를 드려보았는데 고체 로켓보다 액체 로켓에 관한 연구를 많이 진행하고 계셔서 도움을 얻지는 못하였다. 그렇다고 우리가 한 내용에 대해 검증을 하지 않고 진행할 수는 없어서 전국 대학생 로켓 연합회(The National Universities' Rocket Association(NURA))에서 로켓 제작자료를 찾아 공부하였고, 항공우주 전공자를 찾아 개인적으로 도움을 받았으며, 인터넷에 로켓을 제작해본 경험이 있는 대학생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수시로 질문을 올려 조언을 받았다. 이렇게 운영해보니 훨씬 더 배우는 것도 많고 문제를 빨리 해결해나가는 데 도움이 되었다.

로켓 엔진 설계도

로켓 엔진은 내부의 압력이 35기압이 되도록 노즐을 설계하였고 안전을 위하여 내부 압력의 10배를 견딜 수 있도록 디자인한 후 이전에 로켓 엔진을 제작해 본 경험이 있는 서울 문래동의 공업사를 찾아 제작하였다. 이후에는 서울에서 수원까지 거리가 너무 멀어 엔진의 노즐 수정이나 부품 제작은 수원에서 선반 작업을 할 수 있는 공업사에서 제작하였다.

연료는 아마추어 로켓에서 주로 사용하는 로켓캔디를 사용하였다. 로켓캔디는 질산칼륨과 설탕을 13:7로 제작하였다. 엔진 연소실험 전에 연료를 소량 제작하여 연료 연소실험을 수행하였으며, 연료가 잘 제작되었음을 확인하였다.

엔진의 연소실험은 엔진 시험대는 머리 부분에 HX711 로드셀 앰프와 무게 센서를 연결하여 무게를 측정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 엔진의 추력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2차례에 걸쳐 시행하였다.

로켓연료(로켓 캔디)
로켓연료 연소실험

실험은 학생들이 모두 귀가한 금요일 저녁과 주말을 이용하여 학교 운동장의 콘크리트 무대에서 수행하였다. 실험 과정에서 안전을 위하여 엔진 시험대의 상부는 철판을 이용하여 덮고 엔진 시험대의 모든 부분을 모래주머니를 이용하여 완벽하게 덮은 후 점화장치를 이용하여 콘크리트 벽 뒤에 숨어서 안전하게 실험하였다.

1차 실험에서는 엔진 본체의 노즐 부분에서 일부 가스가 새는 것을 발견하여 실링 구리스를 이용하여 개선하였다. 측정된 엔진 추력은 이론적으로 계산한 값보다는 약간 작은 값이 나왔는데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결과로 판단되었다.

엔진 실험 준비
로켓 엔진 실험
로켓 엔진 발열 측정
로켓 엔진 연소실험 후 노즐

로켓의 전자부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로켓의 발사를 담당하는 부분과 기상 데이터를 측정하여 전송하는 부분으로 제작하였다. 전자부는 아두이노를 이용하여 제작하였으며 자이로 센서, GPS 센서, 고도 센서, 기압 센서, 기상 데이터 전송 부분 등이 충돌 없이 진행되도록 수많은 테스트를 진행하였으며 최종적으로 GPS 센서는 핀을 꼽을 곳이 없어서 제외하였는데 GPS 센서는 로켓의 착륙지점을 알기 위한 것이었는데 낙하 예상 시간이 5분 정도이고 풍속이 3m/s 이내일 때 발사하여야 하므로 발사지점에서 반경 1km 내에 낙하하기 때문에 관측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였다.

로켓이 최고 고도에 도달 후 하강을 시작할 때 낙하산을 이용하여야 하므로 최종적으로 낙하산 실험을 수행하였다. 낙하산은 낙하 속도에 대한 실험이 완벽하게 되어있는 제품을 사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판매하는 곳이 없어 미국에서 구매하였다. 낙하산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실험하기 위하여 교내 옥상에서 모래주머니를 매달고 던져보아 낙하 속도가 적당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낙하산 사출 실험
로켓 몸체 연결 부위 제작

낙하산 사출에는 화약을 이용하였는데 화약을 구매할 수가 없어 폭죽을 구입 분해하여 사용하였다. 사출용 화약은 1개가 실패할 경우를 대비하여 4g씩 2개를 사용하였는데 여러 번 실험으로 2개 모두 잘 작동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로켓 몸체를 탄소 섬유로 덮기
로켓 몸체를 마감

사출 과정에서 화약의 폭발로 인하여 낙하산이 손상되지 않도록 낙하산을 방염 매트를 이용하여 보호하였다. 로켓의 몸체는 지관을 이용하여 제작하였고 강도를 높이기 위하여 탄소 섬유와 에폭시를 이용하여 전체 외벽을 덮고 퍼티와 흰색 페인트로 색칠하였다. 마지막으로 발사대를 제작하였고, 로켓의 가이드레일을 부착하고 발사 사전 연습을 여러 번 실행하여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제거하고자 노력하였다.

로켓 디자인
로켓 전자부
발사대 조립

로켓의 발사를 위해서는 비행 공역을 신청하고 그 공역 내에서 발사하여야 한다. 바람이 3m/s 이내일 때 발사하는 것이 좋으므로 기상청 예보를 활용하여 최적의 발사일을 결정하였고, 비행 공역은 이미 드론의 비행 공역으로 지정된 곳을 찾아 발사하기로 하였다. 선정된 발사장을 사전 답사하여 로켓의 낙하 범위를 고려하여 발사장을 선정하였다.

로켓 발사장 사전 답사
로켓 발사 당일 이동 모습

로켓 발사 당일 발사 중에 로켓 엔진 점화에 문제가 발생하였다. 왜 연소가 되지 않았을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하여 논의해본 결과 엔진 실험 때는 로켓을 수평으로 놓고 실험하기 때문에 점화기의 불꽃이 직접 연료에 닿을 수 있고, 엔진 내부에 공기의 대류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기 때문에 산소 공급이 잘 되어 문제가 없었다. 로켓을 수직으로 세우면 윗부분에 연료가 없고 상부 온도가 높게 되어 대류가 일어나지 않아 산소 공급이 되지 않아 연소가 잘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하여 아래부터 연료를 태우는 방법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 과정에 많은 연료가 소모되었다.

로켓 발사 준비 완료
로켓 발사

결국 발사 과정에 연료에 점화가 되지 않는 현상으로 인하여 여러 번의 시도 끝에 발사가 되었지만, 이 과정에서 연료를 너무 많이 소모하여 원하는 고도까지 올라갈 수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발사를 마치고 점화 부분을 개선하는 실험을 고안하여 점화 부분은 해결하였으며, 회수한 로켓 일부분을 다시 수리하여 2차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는 로켓의 모든 부분이 잘 정비되어 발사 준비가 완료된 상태로 2월 말에서 3월 초에 2차 발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로켓 연구팀과 1년 동안 같이 연구를 진행해보니 바쁜 학교생활 중에도 연구에 진정인 학생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학교에서 가장 열심히 연구하는 팀으로 인정받을 만큼 연구에 열중하였다. 연구가 진행될수록 수학, 물리, 화학, 정보 등의 교과 시간에 배운 지식이 살아 움직이는 지식이 되어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의사 결정 과정도 점점 성숙하게 합리적 의사 결정 과정을 보여주었다.

2. 천체 관측연구

과학자에게 자신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연구 장비를 가진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우리 학교에는 0.6m 천체망원경이 설치되어있어 연구를 위하여 365일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장기간 관측이 필요한 천체의 연구에 최적인 기기이다. 우리 학교는 수원 시내에 있어서 하늘이 관측에 적합하지는 않지만 밝고 진폭이 큰 변광성을 관측하기에는 무리가 없는 관측 조건을 가지고 있다.

천체 관측 연구는 망원경의 운용에 필요한 기계에 대한 지식, 관측을 통한 이미지 분석, 자료 해석을 위한 프로그래밍까지 다양한 분야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주제이기 때문에 학생들과 매년 하나의 변광성을 정하여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전 연구와 비교하여 경쟁력 있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최소 30일 이상의 많은 관측 시간이 필요해서 학생들에게 관측 시간을 분배하여 관측하도록 하였다. 관측 대상이 결정되면 관측 대상에 대한 이전 연구 논문을 찾아 같이 읽어보고 연구의 방향을 정하였다.

관측 후 관측 이미지 처리 방법과 데이터 분석 방법을 교육한 후 학생들 수준에서 분석할 수 있는 수준까지 분석하도록 하였으며 이 과정 이후는 학생들에게 일주일에 1회 연구 과정의 진행 상황과 어려움을 듣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나가도록 하였다.

연구 과정의 변광성 연구에 필요한 자문은 한국천문연구원의 김승리 박사님께 조언을 받았는데 연구 진행 과정에서 방향을 정확하게 잡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박사님께서는 학교에 오셔서 변광성에 흥미가 있는 학생들을 위한 강연도 해주셔서 많은 학생이 연구에 대하여 공유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였다.

GSHS 0.6m 천체망원경
관심 있는 친구들과 함께 듣는 연구 자문

학생들과 함께 연구한 AH Cam은 RR Lyrae형 변광성으로 진폭이 크고 Blazhko 현상을 보이는 천체이다. 우리 학교의 천체망원경으로 관측하기에는 최적의 대상으로 판단하였다.

AH Cam의 Blazhko 주기 11일
AH Cam의 맥동 주기 0.3683일

연구는 관측, 관측 영상 전처리, 등급 구하기, 맥동 주기 구하기의 순서로 진행하였다. 연구 결과 이전 연구의 주요 맥동 주기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이전 연구에서 보이지 않았던 맥동 주기 1개를 추가로 발견하여 현재 논문으로 작성중이다.

학생들과 연구를 진행할 때 연구의 수준을 어디까지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한다.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연구의 기준은 교과서에서 제시되어있는 그림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확인하는 수준까지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학생들과 논문을 읽다 보면 교과서보다 수준이 약간 넘어가는 수준까지 진행하기도 한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관측 자체에 관심이 많아 보였는데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관측보다는 자료처리에 흥미를 보였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데이터를 처리해 보고자 하는 모습을 보면서 연구자로서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격증 사진

III. 맺는말

학생들의 연구를 지도하면서 느꼈던 점은 학생들은 지도교사보다는 한 명의 팀원으로 다가갈 때 더 열심히 연구에 집중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로켓 팀과 연구를 할 때는 학생들이 항상 "선생님 제가 뭐라고 하는지 아시겠지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고, "네,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라는 대답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또 "선생님 이것 좀 해주세요"라는 요청도 많이 받았는데 연구팀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서 나름 기분이 좋았던 것 간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연구를 열심히 수행하지만, 이번 연구팀은 학교에서 가장 열심히 하는 팀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연구팀이 많아 육체적으로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학생들이 연구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면서 즐겁게 한 해를 보냈다.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함께 공부하다 보니 연구에 로켓연료를 다루기 때문에 폭약에 대한 것을 자세하게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화약 처리 기능사 시험도 6개월간 틈틈이 공부해서 기능사 자격증도 취득하였다.

패밀리 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