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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모빌리티, 자율주행기술
민경욱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실장
차세대 모빌리티의 핵심, 완전자율주행 서비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에서 관심이 집중된 분야 중 하나는 모빌리티(Mobility)이다. 해당 전시회를 통해 자율주행, 커넥티드 카, 차량용 소프트웨어 등을 중심으로 한 차세대 모빌리티 관련 신기술이 미래 산업의 주축으로 지위를 이어갈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모빌리티가 단순 이동수단을 넘어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창출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줌에 따라 자율주행 서비스 분야와 관련된 기술 수준의 고도화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차세대 모빌리티의 핵심은 완전자율주행으로 사람의 개입 없이 자동차가 목적지까지 스스로 주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완전자율주행 서비스 실현을 위해 세계적으로 완성차 업체, 부품업체, 정보통신기술(ICT)업체, 관련 연구기관 등이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는 기존 자동차의 이동 편의와 안전을 극대화함으로써 차량 내에서 다양한 부가서비스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모빌리티 서비스는 이동을 지원하는 모든 서비스를 뜻하며 자율주행 기술이 핵심이다. 모든 사물과 객체가 연결되는 커넥티드 자율 이동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사회적 약자의 이동성, 교통 자원의 효율성 측면에서 차량 간, 차량과 인프라 간 초연결 기반 모빌리티 기술로 발전할 전망이다.
스마트 교통시스템과 연동된 자율주행을 통해 교통정체 완화·해소, 인적요인으로 발생하는 교통사고(과속, 음주, 졸음운전 등) 방지, 자율주행을 활용한 교통서비스 확대(대중교통 및 공유차 등)로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고, 자율주행 대중교통 서비스 제공을 통해 교통소외지역 거주자의 이동성 및 도시 접근성 향상, 고령 운전자 및 장애인의 이동성 보장 등 관련 편익은 증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의 시작
자율주행 기술 발전의 시작은 DARPA(미국국방고등연구계획국) 자율주행 자동차 경진대회이다. 2005년 오프로드에서의 그랜드 챌린지와 2007년 모의 도심환경에서의 챌린지 대회에서 스탠퍼드대학팀이 우승을 차지하였으며, 구글은 해당 우승팀의 책임자를 영입해 2009년부터 무인자동차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2010년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무인자동차 기술을 성공적으로 시연하였고, 2012년 네바다주 무인자동차 허용 법안이 통과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었다. 이를 기점으로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 업체까지 본격적인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시작하였다.
자율주행 기술의 이해
자율주행 자동차란 운전자 또는 승객의 조작 없이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의미한다. 인지(sense), 판단(think), 제어(act) 등의 3가지 핵심요소로 구성되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플랫폼 등 다양한 요소기술이 활용된다. 미국 자동차공학회는 이들의 기술 구현 수준에 따라 자율주행 단계를 구분하고 있다.
자율주행 3대 핵심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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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지(사람의 눈과 같은 역할)
주변 차량, 보행자, 교통시설물(차선, 교통신호 등), 장애물 등의 주변 상황, 차량 상태(위치, 속도, 바퀴 등)와 같이 주행에 필요한 데이터 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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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판단(사람의 두뇌와 같은 역할)
차량에서 수집된 데이터와 지도, 교통량, 도로 상황 등 환경 데이터를 종합하여 최적의 주행경로와 속도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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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어(사람의 팔/다리 같은 역할)
엔진, 브레이크 등 자동차의 각 부분을 제어하여 실제 움직임 구현
자율주행 기술 단계
미국 자동차공학회는 자율주행 단계를 기술 수준에 따라 0~5단계까지 여섯 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0단계는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되지 않은 비자율주행차이며, 1단계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운전자의 운전 속도나 조향 등을 보조하는 수준이다. 2단계는 고속도로 등 비교적 장애물이 적은 곳에서 운전자를 대신해 시스템이 보조 주행하는 수준으로 부분 자율주행 단계이며, 3단계는 특정한 조건 아래 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운전자가 도로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단계다. 4단계는 시스템에 입력된 조건 아래 운전자의 개입 없이 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준이고 마지막으로 5단계는 완전 자율주행 단계로 모든 상황에서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 없는 단계다.
레벨 구분 | Level 0 | Level 1 | Level 2 | Level 3 | Level 4 | Level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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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칭 | 無 자율주행 | 운전자 지원 | 부분 자율주행 | 조건부 자율주행 | 고도 자율주행 | 완전 자율주행 |
자동화 항목 | 없음(경고 등) | 조향 or 속도 | 조향 & 속도 | 조향&속도 | 조향&속도 | 조향&속도 |
운전주시 | 항시 필수 | 항시 필수 | 항시 필수 | 시스템 요청시 | 작동구간 내 불필요 | 전 구간 불필요 |
자동화 구간 | - | 특정구간 | 특정구간 | 특정구간 | 특정구간 | 전 구간 |
출처: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 기획보고서
완전자율주행을 위한 필수 기술
자율주행 레벨이 높아질수록 인지와 판단의 범위, 정확도, 처리속도 등이 향상되어야 한다. 즉, 보다 정확한 객체의 인식과 상황의 인식이 필요하며 사고를 회피할 수 있는 기술과 오류에 대응이 가능한 기술이 필수적이다.
완전 자율주행을 위한 기술은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융합되어야 하며 다음과 같은 핵심 기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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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율주행 차량 플랫폼
자율주행 기술의 주인공은 자율주행 자동차로 운전석이 있는 자동차 또는 운전석이 없는 자동차의 조향, 엑셀, 브레이크 등 전자신호에 의해 제어가 가능한 차량 플랫폼 기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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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율주행 센서
자율주행의 입력 데이터는 센서 데이터로 주변 환경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가 핵심 센서이며, 각 센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중 센서의 융합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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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율주행 컴퓨터
방대한 센서 데이터 입력에 따른 인지/판단/제어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기 위한 고성능 반도체가 탑재된 컴퓨터와 차량의 전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저전력 컴퓨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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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인공지능(AI)
완전자율주행을 실현하기 위한 인공지능 기술은 가장 중요하다. 다양한 자율주행 기능을 인공지능으로 구현하기 위한 모델과 이를 학습하기 위한 방대한 양의 학습 데이터 셋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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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목적지까지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하여 인지/판단/제어 소프트웨어 기술이 필요하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위치, 주변 동적·정적객체 및 상황을 인공지능으로 인식하기 위한 인지 소프트웨어, 목적지까지 충돌없이 주행하기 위한 행동 결정과 최적경로를 생성하는 판단 소프트웨어, 해당 경로를 정확하게 추종하기 위한 종/횡 제어 소프트웨어 등이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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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고정밀 맵(HD Map) 데이터
자율주행에 가장 기본이 되는 데이터는 고정밀 맵 데이터이다. 기존 차량 네비게이션에 사용되는 맵 데이터는 도로 기준이나, 고정밀 맵 데이터는 차로 기준의 차선, 노면 마커 등이 포함되어 있어 자율주행 위치 인식, 자율주행 판단 등에서 필수로 활용된다. 기술 고도화를 위해 상시로 변화하는 도로의 맵 데이터를 실시간 갱신하는 방법이 주요 이슈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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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오류, 한계상황 대응
자율주행 자동차의 오류, 기능과 성능의 한계상황에 운전자가 아닌 자율주행 시스템이 대응하기 위한 기술이 필요하다. 오류 및 한계상황이 발생했을 때 안전지대 또는 갓길로 이동하여 추가 사고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대처 기술이 갖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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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자율주행 서비스 솔루션
자율주행 오류 및 한계상황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재학습하여 최신 인지/판단/제어 소프트웨어를 원격에서 업데이트하고,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황을 항시 모니터링하여 비상 상황 발생시 원격에서 지원할 수 있는 서비스 솔루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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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실시간 통신에 의한 협력 주행, 통신 보안
단독 자율주행 자동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실시간 통신기술을 이용하여 인프라 또는 커넥티드카와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더욱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한 인프라 및 차량간 협력 자율주행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내외부 해킹 등을 방지할 수 있는 통신 보안 기술 또한 중요한 이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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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자율주행 기술 평가/검증
자율주행 자동차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의 기능과 성능, 안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표준화, 프로세스, 시스템 등의 기반 기술이 필요하다.
자율주행 기술 어디까지 왔을까?
글로벌 자율주행 주요 선진 기업들은 레벨4에 가까운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구글은 2020년 세계 최초로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 일부 지역에서 운전자 없는 유료 무인 택시 서비스를 개시하였다. 2022년 캘리포니아 주에서 GM 크루즈가 운전자 없는 무인 택시 서비스 허가를 받았으며 뒤를 이어 구글이 허가를 받고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이외에도 아마존 ZOOX, 중국 바이두, 위라이드 오토 X 등 운전석을 비운 무인 자율주행 자동차의 테스트 허가를 받고 캘리포니아 주에서 지속적인 시험운행 중에 있다.
미국에서는 주(州)별로 운전자 없는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 및 테스트 허가 등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으며 비상 상황에 원격으로 지원이 가능한 텔레오퍼레이션 기술을 갖추도록 제도적으로 강제 또는 권고하고 있다.
레벨4에 근접한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들은 대부분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 등 다중 센서를 융합하고, 방대한 양의 데이터 셋을 이용하여 인공지능 기술을 구현하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술은 레벨3 이하 기술 수준이지만, 타 기업과 다르게 카메라 8개만을 이용하여 고정밀 맵 데이터 없이 자율주행 기술을 실현하고 있는 점에서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22년 벤츠, 아우디, 혼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서 레벨3 자율주행 자동차를 출시하였으나, 대부분 고속도로와 같이 막힌 도로 상황에서 운전자의 피로를 덜어주기 위한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에 해당한다. 일부 도심구간에서 저속 자율주행 기능도 제공하고 있지만 잦은 운전자 전환 상황이 발생하는 등 아직은 미흡한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자율주행 기술개발 현황
우리나라는 모빌리티 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분류하고, 집중적으로 투자하여 글로벌 기술 강국으로 진입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 중이다.
우선 2027년 레벨4 자율주행 상용화 기반 마련이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2021년부터 2027년까지 7년간 약 1조 1천억 원의 정부 예산을 투입하여 자율주행 기술개발 혁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본 사업은 산업부, 과기부, 국토부, 경찰청 4개 부처가 협력하여 3대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강국 진입, 자율주행 서비스 실증을 통한 신시장 창출 및 국민 수용성 제고, 신산업기반 확보를 목표로 하는 연구개발 사업이다.
다음으로 2020년부터 디지털 뉴딜 사업의 데이터 댐 프로젝트에서 다양한 자율주행 인공지능 학습데이터를 구축하고 공개하고 있다. 풍부한 데이터 셋은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한 학습에 필수적이나, 수집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이로 인해 특정 기업만의 노력으로는 안전을 담보할 만큼의 데이터 수집이 어렵고, 기업별로 수집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데이터 댐 사업은 자율주행 데이터를 공유하고 상생을 촉진하는 환경 조성에 기여 중이다.
또한,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2021년부터 자율주행시범운행지구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시범운행지구에서 민간기업이 자율주행 서비스를 자유롭게 실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로 2021년에 7개 지구가 선정되어 시범운행지구를 운영하고 있고, 2022년에 10개가 추가로 선정되어 2023년에는 총 17개 시범운행지구가 운영될 계획이다. 시범운행지구별 지자체에서는 기존 운송사업자가 아닌 정보통신기술 기업이 한정운수면허를 발급받아 유상운송 자율주행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제도적 마련을 통해 자율주행에 관한 국민수용성 제고와 생태계 활성화를 촉진하고 있다.
선정된 지구에서 운영되는 자율주행 서비스는 고정노선 순환셔틀 서비스, 고정노선 수요응답형 서비스 중심의 레벨3 기술 수준이다. 국내 대표적인 자율주행 기술 개발은 중소기업, 스타트업과 연구기관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결론
완전자율주행 서비스의 실현이라는 목적지까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이제 겨우 한정된 지역에서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가 시작되고 있어 일상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기술의 고도화가 필요하다. 특히, 악천후 환경, 비정형 환경에서의 원활한 자율주행을 위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등의 기술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해외 자율주행 선진 기술을 추격 중인 국내 자율주행 플레이어들은 다양한 도메인 기술을 융합하여 빠른 속도로 기술우위를 확보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국내 특성이 반영된 다양한 환경에 적합한 데이터 셋의 구축, 다중/다종 센서를 융합하여 복합적인 환경/상황에 대처가 가능한 인공지능 요소 기술의 개발, 국내 복잡한 도로 환경에서 단독 자율주행 자동차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커넥티드 자율주행 등 지속적인 기술개발이 필요하다.